이슈앤/ 한때 '프리미엄' 치킨의 대명사로 군림하며 충성 고객을 거느렸던 교촌치킨이 위기에 봉착했다.
단순한 시장 경쟁의 문제가 아닌, 소비자 신뢰를 잃고 대중의 지지를 상실하며 겪는 근본적인 위기다.
고물가 시대의 가격 인상 압박은 모든 기업이 겪는 일이지만, 교촌이 보여준 일련의 행보는 '위기 극복'이 아닌 '이윤 전가'로 비춰지면서 소비자들의 집단적인 '손절'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가격은 그대로, 양은 줄여'-
소비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핵심 지점은 '꼼수 인상' 논란이다. 순살 치킨의 중량을 눈에 띄게 줄이고, 닭다리살 대신 닭가슴살을 혼합하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전략은 정직한 가격 인상보다 더 큰 배신감을 안겨 주고있다.
소비자들은 교촌이 치킨 가격을 인상하면서 얻은 이익을 오롯이 본사의 수익 개선과 오너 일가에게 집중하는 데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한 '가성비'의 문제가 아닌, 기업이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와 윤리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배달 앱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 확산은 소비자들이 교촌을 '가격이 비싸고 서비스는 불친절한 브랜드'로 낙인찍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신뢰 붕괴의 비용-
소비자의 분노는 곧바로 기업의 재무 성과에 반영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매출은 2024년에 4806억원으로 전년 대비 8%증가세를 보였으나 영업이익은 38.6%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경영상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시장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가 역시 2020년 상장 초기 대비 크게 하락하며, 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반영하고 있다.
-신뢰를 다시 쌓는 법을 배워야 한다-
교촌치킨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치킨'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단순한 마케팅이나 일회성 할인 행사를 넘어선 근본적인 구조 개선과 태도 변화가 필수적이다.
가격에 합당한 품질을 회복하고, 원가 절감을 위한 '꼼수'가 아닌 투명한 경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정직하게 다가가야 한다.
가맹점과의 갈등을 해소하고, 물류 공급 안정화 및 공정한 이익 분배 구조를 확립하여 '함께 가는' 상생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오너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경영을 보여줘야 한다.
소비자는 더 이상 '호갱'이 아니다. 품질과 가격, 그리고 기업 윤리를 모두 따져 소비하는 현명한 주체다.
교촌치킨은 지금이라도 소비자의 분노가 사실상 '마지막 경고'임을 깨닫고, 신뢰를 되찾기 위한 고통스러운 혁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슈앤 = 김창권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