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연금 개혁 공방…"차베스 같다" "남녀·세대 갈라치기"
이재명 "尹정부 재생에너지 탄압" vs 김문수·이준석 '文정부 탈원전' 맹비난

이슈앤/ 6.3 대선이 반환점을 맞은 가운데 23일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제2차 토론회에서 여야 정당 대선 후보들은 부정선거론, 보수진영 후보단일화, 기후위기, 의료·연금 등 주제를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며 전방위 난타전을 벌였다.
이날 사회 분야 토론회에서 비상계엄 사태, 부정선거론, 보수진영 후보단일화 등을 두고 원색적인 난타전이 이어지며 토론회는 네거티브로 얼룩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사회갈등 극복과 통합 방안과 관련 "정치는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인정·타협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변질해 상대를 제거하려 한다"고 비판하며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이번 내란· 계엄 사태다. 이번 내란 사태를 극복하는 것, 엄격하게 심판하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방안"이라며 이번 대선의 의미를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국민통합이 되려면 거짓말 사기꾼, 부정부패한 사람이 없어져야 한다"며 "대법원까지 맘대로 하려한다. 백현동·대장동 비리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옥에 가고 의문사 했는가"라고 주장하며 이 후보를 역공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세대교체와 정치 교체를 강조하며 "이제는 낡은 세대가 정치 일선에서 깔끔하게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재명 후보,김문수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극우세력' 퇴출을 사회통합의 첫걸음으로 내세웠다.
권영국 후보는 “감옥에 있어야 할 윤석열이 부 정선거 음모론 다큐를 즐기며 거리를 활보하고, 김문수 후보는 ‘사람 많이 만나시면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맞장구를 친다”며 “어이가 없고 분통이 터진다. 이렇게 분열과 불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어떻게 통합을 말하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당장 윤석열을 구속해야 한다”며 “저는 불평등과 차별을 갈아엎고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범보수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쳤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이준석 후보를 지목해 "국민의힘에서 당권을 주겠다든지 총리를 맡겨주겠다, 이런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내란 세력 후보와 단일화할 것이냐. 거래를 하면 불법 아니냐"며 물었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저는 국민의힘의 이야기에 대해서 단 한 번의 예외없이 단일화에 관심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40년 만의 계엄을 일으킨 내란 세력과 함께할 일 없고, 30년 만의 IMF 사태를 일으킬 퍼주기를 획책하는 환란 세력 은 지적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건강보험·연금개혁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간병비를 국민건 강보험 보장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공약한 데 대해 "결국 건강보험료가 오르는 것"이라며 "재원 대책 하나 없이 간병비 보장을 말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료비 절감 방안으로 "과감하게 과학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의료 혜택을 줄여야 한다"고 제시한 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삭감은 주저하고 뭐를 더 주겠다고 말하는데, 바로 차베스(베네수엘라 대통령) 같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 "어떤 정권도 하지 않으려는 일이다. 완벽하고 모두가 만족하는 연금개혁안은 없다"며 "18년 만에 겨우 모수개혁을 했다. 앞으로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 완벽하지 않다고 비난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준석 후보를 겨냥해 "이준석 후보는 연금 개혁이 잘못됐다고 하는데 정치는 길을 만들어내는 것이지, 잘못됐다는 비평은 비평가들이 할 일"이라며 "연금을 두고 세대, 남녀 갈라치기식으로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또 권영국 후보의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 기조 전면 철회 주장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지금은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려워 유보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노인 기초연금 월 70만원 인상, 만 65세 이상 고용보험 적용에 대해서도 "바람직하고, 그렇게 하고 싶은데 현재 재정 여건상 쉽지 않겠다", "틀린 주 장이 아니지만 매우 복합적이어서 더 생각 해봐야 한다"고 각각 답했다.
이러한 신중한 답변에 권 후보는 "계속 나중으로 밀리면 안 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계속해서,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을 두고 각 후보는 완전히 다른 처방을 제시했고, 특히 전임 정부들에 책임을 넘겼다.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재생에너지 산업을 탄압하는 바람에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산업이 매우 위축됐다"며 "재생에너지 산업으로 대대적으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데에 우리의 길이 있다" 고 밝혔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기후 위기에 대응한다며 탈원전 정책을 강행한 결과 원전 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수십조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재생에너지 확대만 주 장하고 원전은 더 필요하다는 얘기를 안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후보도 "대통령이 재난 영화를 보고 감동해 탈원전 정책을 시작했고, 운동권 마피아들이 태양광 보조금을 흥청망청 썼다"며 "대통령 고집으로 종이 빨대를 강제해 플라스틱 빨대 생산 기업은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고리로 여러 차례 원전을 불신하느냐는 취지로 따졌고, 이재명 후보는 "말을 왜곡하지 말라. 원전의 일반적 위험성을 말한 것" 등이라고 방어했다.
또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친중국' 공세를 이어가자, 이재명 후보는 "젊은데 생각이 매우 올드하고 편협하다"고 맞받아쳤다.
권영국 후보는 "기후 위기는 온실가스의 43%를 배출하는 10대 대기업과 부유층으로부터 발생하는데 피해는 가난한 서ㅇ민과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된다"며 온실 가스 대량 배출 기업과 부유층에 '기후 정의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각 후보들은 군가산점제, 중대재 해처벌법 등에 대해 공방을 펼쳤다.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게 "위헌 판결이 난 군가산점제 재도입을 공약했는데, 여성을 상대로 갈라치기·우롱하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과거 위헌 판결이 난 내용과 다른 방법으로 하겠다. 공직에 취임할 때 약간이라도 배려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자 보훈의 기본"이라고 반박했다.
권영국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게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데 중대재해처벌법 폐지를 계속 주장하냐"고 공격했다.
그러자 김문수 후보는 "폐지가 아니라 지나치게 처벌 위주라 예방을 우선으로 하고, 처벌은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처벌하면 기업할 사람이 없다"고 했다.
한편,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토론 주제가 무색할 만큼 120분 동안의 토론회 내내 정치적 수사를 동원한 상대 비난과 과거 들추기, 비아냥, 말꼬리 잡기 등으로 일관해 상대의 정책 공약을 둘러싼 검증 토론은 실종됐다.
[이슈앤 = 최문봉 기자]